저녁 9시 이후 출출한 뱃속의 허기짐을 채우기에 가장 적당한 것은 바로 적당한 양의 작은 국수 한 그릇일 것 같다. 1년 정도 머문 카오산로드 위쪽 동네인 “쌈쎈로드”에 살 때 거의 매일 저녁 가는 길거리 국숫집이 있었다. 아주 특별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. 그냥 그날 먹고 싶은 고명을 선택하면 그만이다. 국수를 주문하면 으레 출처를 알 수 없는 둥그런 얼음 속으로 미지근한 물을 채워준다. 순박한 늙은 아줌마 두 분이 해가 지면 어김없이 나타나서, 재료 준비하고 있다. 가끔 아저씨도 찾아와서 일손을 도와주기도 한다. 지금도 어두워지면 생각나는 쌈쎈의 그 국숫집이 생각난다.